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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든 정신불안 여성, 출동 경찰 총격에 사망

버지니아주에서 흑인 여성이 경찰관에게 흉기를 들고 다가가다 총격을 받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페어팩스카운티 경찰국은 지난달 16일 흑인 여성 시드니 윌슨(33)이 신변 확인을 위해 집을 방문한 경찰관에게 칼을 들고 다가서다 총격을 받아 사망한 사건의 영상을 공개했다.   경찰이 17일 공개한 현장 영상에 따르면 윌슨은 중국계 경관이 문을 두드리자 작은 칼을 들고 나와 휘둘렀고, 여러 차례 멈추라는 경고에도 응하지 않자 경관이 자기방어 차원에서 총격을 수차례 가해 사망에 이르렀다.   경찰 출동은 현장에서 소통에 실패한 보건 전문가가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윌슨은 조지타운 대학에서 농구 선수로 활약했으며, 그의 링크드인 게시글에 따르면 최근 정신건강 응급치료 과정 수료증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윌슨의 지인들은 “매우 열정적인 농구 선수였으며, 주변 친구들에게 신망이 두터웠다”며 “모두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X에 밝혔다.   총격을 가한 14년차 경관 피터 리우는 영상을 근거로 해당 조치가 불가피했음을 설명했다.   현장 영상 공개 이후, 일부에서는 사건의 정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주장과 경관의 조치가 정당방위로 보인다는 반응으로 나뉘고 있다.     한편, 경찰국은 사건의 세부 정황을 계속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최인성 기자정신불안 흉기 경찰 총격 정신불안 여성 경찰 출동

2024-10-17

“경찰 총격 사망 포트리 피해자는 빅토리아 이”

지난달 28일 뉴저지주 포트리 피나클 아파트서 발생한 총격 사망 사건 피해자의 신원이 밝혀졌다.   6일 맷 플래킨 뉴저지주 검찰총장은 피해자는 빅토리아 이(26)라고 공표했다.   앞서 주 검찰은 공식 발표를 통해 지난달 28일 메인스트리트 피나클 아파트서 경관의 총격으로 인해 가슴에 총탄을 맞은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한 남성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자신의 누이가 칼을 들고 있다며 병원에 데려가 달라고 911에 신고했다.   오전 1시 25분께 경관이 출동해 이씨 외에도 한 명의 여성이 더 있는 것을 확인했고, 경관이 노크하며 문을 열어달라고 했지만 응하지 않아 문을 부수고 진입했다. 그러나 이씨가 칼을 들고 경관에게 다가왔고, 현장의 토니 피킨스 경관은 결국 발포했다. 이씨는 잉글우드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1시 58분께 숨졌다.   이에 따르면 경관 대응 후 불과 33분 만에 이씨가 사망한 것이라, 현장 대처가 적절했는지 조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2019년 제정된 뉴저지 법에 따라 주검찰은 사건 현장서 공권력에 의한 사망이 발생할 경우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다만 관련 본지 질의에 주검찰총장실 형사사법부서 관계자는 "지난달 발표 후 조사중인 사안"이라고 했고, 포트리 경찰서 형사국 관계자도 유사한 답변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발표했던 뉴저지한인회 등은 아직 피해자 정보를 직접 확인하거나 유족과의 접촉은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koreadailyny.com빅토리아 사망 총격 사망 경찰 총격 뉴저지주 검찰총장

2024-08-06

정신질환자 또 경찰 총격에 사망

한인 양용씨가 경찰총에 맞아 숨진〈본지 5월 3일자 A-1면〉 가운데 정신질환을 앓던 남성이 또 경찰 총격에 희생됐다.   관련기사 LA한인타운서 경찰 총격에 한인 사망…과잉진압 의혹 피해자의 부모는 경찰에게 "자신이 집에 도착할 때까지 제발 기다려달라”고 수차례 당부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LA타임스는 최근 다우니 지역 그레이 로드 인근 한 주택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알베르토 니콜라스 아레나스(29)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달 29일 오후 6시 15분쯤 발생했다. 당시 아레나스는 폭죽을 터뜨리다가 이웃과 언쟁을 벌였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아레나스에게 총격을 가한 것이다.   가족에 따르면 아레나스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지만 최근 의료용품 회사에 취직하고 자녀들을 돌보는 등 최근 상태가 호전되고 있었다. 사건 당시 가족들은 외출 중이었고, 아레나스만 혼자 집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동생인 사만다는 “경찰이 우리에게 오빠가 무기를 가졌는지 계속 물어봐서 ‘없다’고 여러 번 말했다"며 “오빠는 단지 정신적으로 불안했을 뿐인데 경찰이 왜 그런 식으로 강경하게 대응했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당시 연락을 받고 급히 집으로 향하던 아버지는 심지어 경찰이 집으로 진입하는 것을 계속 만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버지인 알베르토는 “경찰에게 여섯번이나 집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했고 내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다”며 “그러나 경찰은 담벼락 뒤에서 계속 아들을 자극했고 결국 경찰은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현재 가주 법무부가 조사를 맡고 있다. 법무부는 경관 총격 사건과 관련, 피해자가 무기를 소지하지 않았을 때 조사를 진행한다.     다우니 경찰은 성명에서 “경찰은 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여러 번 했다”며 “현장에서는 공기총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정신질환자 경찰 경찰 총격 경관 총격 당시 아레나스

2024-07-01

이웃과 언쟁 벌인 정신질환자, 출동 경찰 총격에 피살

정신질환자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또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다우니 스튜어트와 그레이 로드 근처에서 “한 남성이 소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 남성은 자택 뒷마당에서 불꽃놀이를 하고 있었고, 이웃과 언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다우니 경찰서에 따르면, 경관들은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알베르토 아레나스(29)라는 남성은 경관들에게 소총으로 보이는 것을 겨눴다. 알베르토의 아버지는 경찰이 그의 뒷마당 울타리를 통해 총을 쐈다고 말했다. 알베르토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서는 성명을 통해 “나중에 알베르토가 OIS(Officer-Involved Shooting) 중에 들고 있던 소총이 에어 소프트 스타일의 소총으로 판명되었다. 이에 따라, 법무부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알베르토의 아버지는 집에 총이 없으며 에어 소프트 스타일의 소총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경찰이 그의 아들이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정신 건강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그들이 전화에서 그의 말을 들었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그들에게 ‘안 돼요, 내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라고 말했어요. 그래서 여덟 번 정도 다시 전화했죠. 마지막으로 전화했을 때, 디스패치가 그가 그들에게 총을 쐈고 그들이 다시 총을 쐈다고 말했어요.” 아버지는 당시 집에 없었지만, 그의 아들은 술을 마시고 정신병과 조현병을 앓고 있었다고 전했다. 경관들은 다치지 않았다. 알베르토의 아버지는 그의 아들이 두 아이(2세와 9개월)의 아버지였다고 말했다. 가족을 돕기 위해 GoFundMe 페이지가 개설되었다.  정신질환자 경찰 총격 피살

2024-07-01

[이슈 진단] 경찰의 존재 이유

6월 2일 오후 2시 LA 한인타운 내 윌셔 잔디광장(3700 Wilshire Bl.)에서 양용씨 경찰 총격 피살 사건 규탄 집회가 열렸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던 양용씨를 병원으로 이송을 요청하기 위해 부른 경찰에 의해 총격 피살된 어처구니없는 사건에 대해 LAPD를 규탄하기 위해 가족과 한인들, 타인종 단체와 흑인 교회 관계자 등 100여명이 모였다.     예상보다 참석자가 적었다. 특히,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던 한인 단체에서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한인 정치인은 그레이스 유(LA 시의원 10지구 후보)와 데이비드 김(연방하원 34지구 후보) 2명 만이 참석했다. 존 이 LA시의원(12지구)과 영 김, 미셸 박 스틸 연방하원의원 등 현역 정치인들은 집회에 나타나지 않았다. 게다가 사건 발생 40여일이 지나도록 양용씨 사건에 대해서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충격적인 사건임에도 한인 단체와 한인 정치인들이 이렇게나 무관심할 수 있을까?     LAPD(LA경찰국)가 5월16일 사건 현장이 담긴 보디캠 영상을 공개한 이후 한인들의 반응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영상은 양용씨가 칼을 들고 있는 장면을 빨간색 원으로 표시해서 눈에 띄게 편집했다. 양용씨가 칼을 들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총격을 가했다는 입장을 강조하기 위한 LAPD의 의도적 편집이다.   이 영상이 공개된 이후 의외로 많은 한인이 “양용씨가 칼을 들고 있었고, ‘칼을 버리라’는 경관의 명령을 따르지 않아 총격이 발생했다”는 LAPD의 설명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건 본말이 전도된 설명이다. 만약 강도나 인질극을 벌이는 범죄자를 제압하려는 상황이었다면 LAPD의 설명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양용씨는 부모님 집 거실에 혼자 있었고, 누구에게도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 경찰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도 아무런 범죄행위를 하지 않았다.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이송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경찰이 정신질환자인 양용씨를 범죄자로 보고 체포작전에 들어간 것부터 잘못된 판단이다. 도움이 필요한 시민을 범죄자로 보고 대응한 경찰의 마음가짐부터 잘못됐다.   이 사건은 경찰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LAPD 공식웹사이트 홈페이지에는 “To protect and to serve”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누구를 보호하고 누구에게 봉사한다는 것일까? 당연히 시민을 보호하고 시민에게 봉사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시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경찰의 사명이다.   그런데도 경찰이 시민의 안전은 전혀 고려하지 않아 무고한 희생을 초래하는 사례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총기를 사용하는 범죄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경관의 대응에 총기사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그렇다.   지난 2018년 7월21일 실버레이크 지역 트레이더 조 마켓에서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었던 멜리 코라도(당시 27세)는 경찰의 오인 사격으로 숨졌다. 경찰 추격을 피해 트레이더 조 마켓으로 뛰어든 진 에빈 애트킨스(당시 28세)를 향해 경관 2명이 여러 차례 총을 발사했고 코라도가 그중 한 발에 맞아 현장에서 숨졌다. 당시 마켓 안과 밖에는 수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경관들은 범죄자를 잡는데 집중해 시민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 사건으로 여동생을 잃은 알버트 코라도씨는 “시민의 세금으로 10만 달러나 되는 연봉을 받으면서 정작 시민을 보호해야 할 때를 구분 못 하고 무조건 총부터 쏘는 LAPD는 양용씨 사건을 계기로 반드시 총기 사용 정책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과도한 총기 사용 문제는 양씨 가족과 코라도씨 가족 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인 사회뿐만 아니라 전체 커뮤니티가 대응해야 할 문제이다. LAPD는 양용씨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해 “시민을 보호하고 시민에게 봉사하는” 경찰의 존재 이유를 바로 세워야 한다. 경찰의 존재 이유를 불신하는 시민이 더 늘어나기 전에. 이무영 / 뉴미디어 국장이슈 진단 경찰 존재 한인 정치인들 경찰 총격 경찰 추격

2024-06-11

[취재 수첩] 규탄 현장에 한인 단체장·기관장·정치인은 없었다

한인 정치인, 단체, 기관들의 존재 이유가 무색했던 하루였다.    지난 2일 한인타운 윌셔 잔디광장에서 열린 ‘양용 사건 규탄 집회’엔 이름 모를 시민들만 나와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흑인, 히스패닉 등 타인종 주민까지 나섰다. 이번 사건을 한인의 죽음을 넘어 커뮤니티 전체의 문제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정작 앞장서야 할 한인 단체, 기관, 정치인들은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LA총영사관(총영사 김영완)은 자국민의 생명을 빼앗은 미국 공권력에 대한 규탄 집회가 열리는데도, 영사 한 명 보내지 않았다.    김영완 총영사는 지난달 부임 2주년 인터뷰에서 “재외국민 보호 차원에서 피해자 중심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LAPD 측에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 요청을 하고 있다”고 했지만 말 뿐이었다. 행동은 없다.   LA한인회(회장 제임스 안)도 마찬가지다. 유가족의 기자회견을 지원했던 한인회는 장례식장에 조화만 달랑 보냈을 뿐, 더 이상의 움직임은 없다.    선거 때만 되면 한인들을 찾는 존 이 LA시의원(12지구), 미셸 박 스틸 연방하원의원(45지구), 영 김 연방하원의원(40지구) 등도 공식 성명 하나 발표하지 않았다. 이들은 LA경찰국(LAPD)이 편집한 바디캠이 공개된 이후 침묵하고 있다.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양용씨가 식칼을 들고 있었기 때문에 피격당했다는 점은 이번 사건의 본질이 결코 아니다. 도움이 필요한 정신질환자를 별다른 대응책 없이 극단의 상황으로 몰고 간 LAPD의 폭력적 시스템이 핵심이다.   정신질환으로 인한 폭력적인 상황 및 환자가 있을 경우 파견되는 비무장팀인 SMART도 출동하지 않았다. 무장경관들이 마치 범죄자를 잡듯이 들이닥쳤다. 환자를 그런 식으로 몰아붙인 과정은 LAPD의 비전문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분명 양용씨는 도움이 필요한 환자였다. 범죄자가 아니다. 그런데도 식칼을 부각시킨 바디캠 편집본엔 그를 마치 범죄자처럼 몰아가려는 LAPD의 의도가 보인다.   집회 참석자들은 그러한 시스템을 규탄했고, 개선을 요구했다. LA지역에서 지금도 계속 발생하는 경찰 총격에 의한 안타까운 비극을 조금이라도 막아보려고 타인종까지 피켓을 들었다.   바로 그 자리에 있어야 할 한인 단체들은 어디에 갔나. 심지어 일부 참석자들은 개인 자격으로 왔다며, 자신의 단체명을 밝히지 말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입장이 난감하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지원금을 따야 하는 입장이어서 각 세우기가 난처하다는 걸까.   이번 사건으로 도미니크 최 LAPD 임시국장을 비롯한 정부나 정계의 한인들에게 부담을 주면 곤란하다는 의견도 있으나, 본말이 전도된 생각이다. 한인의 피해를 외면한다면, 그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정부나 정계에 진출한 건가.     과거 LA폭동 때처럼 한인들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하소연조차 할 곳이 없었다. 지금은 경찰 국장, 연방의원, 검사 등 곳곳에 한인들이 진출해 있다. 그들에게 하소연할 수 없고, 도움도 받을 수 없다면 한인 사회의 정치력 신장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실망과 안타까움이 교차한  일요일 오후였다. 김경준 기자 / 사회부취재수첩 타인종 한인 LA 로스앤젤레스 양용 경찰 총격 LAPD LA총영사 김영완 LA한인회 제임스 안 도미니크 최 미주중앙일보

2024-06-03

타인종도 '경찰 잔혹행위' 규탄 한목소리

LA경찰국(LAPD)의 잔혹 행위를 규탄하고, 정신질환자 대응 방식의 개선을 요구하는 범커뮤니티 차원의 집회가 열렸다.   2일 LA한인타운 내 윌셔 잔디광장에서는 LAPD 소속 경관에 의해 무참히 총격 살해된 양용(40)씨 사건을 두고 유가족과 시민들이 나와 법집행기관을 강력히 규탄했다.   ‘양용을 위한 사람들의 정의 위원회(이하 JYYPC)'가 주최한 이날 집회는 데이비드 김 후보(연방하원 34지구), 그레이스 유 후보(LA시 10지구)를 비롯해 서울대동문회, 재미대일고 동문회 등에서 한인 100여명이 참여했다. 또, 피플스시티카운슬LA, 더처치위드아웃월스 등 타인종 단체 및 흑인 교회 관계자들도 참여해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흑인인 유진 해리스씨는 “이건 한인 사회만의 일이 아닌, 우리 흑인 커뮤니티에서 지금도 매일 발생하고 있는 비극”이라며 “처음 양용씨 뉴스를 봤을 때 남의 일 같지 않았고, 이런 일은 앞으로도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지역사회를 위해 함께 목소리를 높이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살인 말고, 응급 도움' '경찰을 규탄한다' 'LAPD가 우리 형제를 죽였다' 등의 피켓을 들고 법집행기관을 향해 대응 정책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외쳤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지난 2018년 7월 실버레이크 지역 트레이더 조 마켓에서 경찰의 오인 사격으로 여동생을 잃은 앨버트 코라도씨도 연사로 나섰다.   코라도씨는 “경찰은 그런 식으로 사람을 매번 죽이고 있지만, 정책을 개선하려거나 심지어 유감을 표한다는 말조차 하지 않는다”며 “자신들이 보호해야 할 시민들의 세금으로 약 10만 달러씩 연봉을 받으면서도 정작 도와야 할 때를 구분 못 하고 무조건 총부터 쏘는 LAPD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드시 총기 사용 정책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유가족 중 숨진 양용씨의 큰 형인 양인씨, 작은 아버지인 양웅 변호사, 조만철 박사(정신과 전문의), 대니 박(피플스마켓 전 운영자), 최응환 변호사, 큐 진마리 목사(더처치위드아웃월스) 등이 연사로 나섰다.   특히 사회운동가이자 흑인 교회를 이끄는 큐 진마리 목사는 이날 4년 전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짚었다.   진마리 목사는 “양용씨 사건은 조지 플로이드처럼 망가진 경찰 시스템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우리 흑인 사회도 마음을 같이 한다”며 “LAPD는 늘 이런 방식으로 해왔는데 경찰의 폭력성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이 집회 참가를 요청했음에도 LA총영사관(총영사 김영완) 관계자들은 아무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숨진 양용씨는 한국 국적자였지만, LA총영사관측은 장례식에도 정식 조문이 아닌 참관 형태로만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LA한인회(회장 제임스 안), 한미연합회 등 주요 한인 단체들도 참석하지 않았다. 존 이 LA시의원(12지구) 등 한인 현직 정치인들도 집회에 나타나지 않았다.   장열ㆍ김경준 기자 jang.yeol@koreadaily.com양용 집회 양용 사건 정신질환자 대응 LAPD LA 로스앤젤레스 장열 미주중앙일보 경찰 총격 총기 한인

2024-06-02

도움 요청했던 어머니 “내가 잘못했다, 아들아”

이름을 아무리 불러도 답이 없다.   하염없이 흐르는 어머니의 눈물에도 아들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2일 LA경찰국(LAPD) 소속 경관에 의해 총격 살해된 양용(40) 씨가 가족에게 인계됐다.   유가족은 29일 할리우드포리스트론에서 양용 씨의 시신을 처음으로 대면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28일 만이다.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어머니 양명숙 씨는 시신으로 돌아온 작은 아들을 마주한 순간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양명숙 씨는 “일어나…용이야…이제 집에 가야지”라며 “내가 다 잘못했어. 미안해”라며 눈물만 흘렸다.   도움을 청했던 전화 한 통이 경찰 총격으로 끝이 날 것이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사건 당일 LA카운티정신건강국(LACDMH)에 처음 도움을 요청했던 게 어머니 명숙 씨였다. 흐르는 눈물은 만약 그때 전화를 하지 않았더라면 자식을 잃지 않았을 것이라는 후회다.   이날 대면에서는 아버지 양민 박사와 큰아들 양인 씨, 작은 아버지인 양웅 변호사가 자리를 함께했다. 양용 씨의 형 양인 씨는 평소 동생이 즐겨 쓰던 모자도 가져왔다.     고인인 양용 씨는 할리우드에 있는 유명 음악 학교인 ‘MI(Musicians Institute)’에 다녔었다. 음악을 즐겼고 사람을 좋아했다.   양민 박사는 “용이가 MI에서 공연한 적이 있는데 그 학교에선 최고의 무대를 선보인 학생에게 신발을 벗어 던지는 문화가 있었다”며 “공연이 끝날 때 관객들이 신발을 벗어 무대에 던질 만큼 노래를 잘했는데 그때 환하게 웃던 용이가 이렇게 허망하게 떠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 박사는 아들의 노랫소리가 아직도 그립다. 마더스데이에 양용 씨가 어머니에게 노래를 불러주던 영상을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게재하기도 했다.   양용 씨의 장례식은 30일(오늘) 오후 5시 포리스트론 할리우드 힐스 올드노스처치(6300 Forest Lawn Dr)에서 열린다. 유가족은 장례식을 대중에게도 공개할 예정이다. 누구나 참석이 가능하다.   한편, 양용 씨 사건을 계기로 정신질환자 대응 방식의 개선을 요구하고 법집행기관의 잔혹 행위를 규탄하는 집회도 열린다. 한인 1세와 2세, 아시아계 단체 등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양용을 위한 사람들의 정의 위원회(JYYPC)’는 오는 6월 2일 오후 2시 LA 한인타운 내 윌셔 잔디광장(3700 Wilshire Bl.)에서 집회를 개최한다. 이번 집회에는 개인, 단체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집회 참여 문의: justiceforyongyang@gmail.com   ▶인스타그램: #justiceforyong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양용 포리스트론 할리우드 양명숙 LAPD 경찰 총격 무력 사용 LA 로스앤젤레스 장열 미주중앙일보 양민 한인타운 LA경찰

2024-05-29

[기자의 눈] 경찰 문제점 드러낸 ‘양용 피살 사건’

“아들을 병원으로 데려가 달라고 했더니 총으로 쏴 죽였습니다.”     한순간에 아들을 잃은 부모는 절규했다. 이해도, 납득도 되지 않았다. 경찰이 집 안으로 들어갔을 때 조금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범죄자에게나 사용하는 총을 아픈 아들에게 겨눌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지난 2일 양용 씨는 부모 집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평소 양극성 장애를 앓던 양 씨를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부모는 경찰의 도움을 받고자 했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을 양 씨가 칼을 들고 다가왔다는 이유로 그에게 총격을 가했다.     정신질환자가 경찰에 피살된 사례는 양 씨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발생한 LA경찰국(LAPD) 소속 경관 연루 총격(Officer Involved Shooting·OIS) 사건은 총 34건이다. 그중 3분의 1이 넘는 12건(35%)이 ‘정신 질환 또는 정신 건강 위기를 겪고 있는 개인’이 포함된 사건이었다.     하지만 정신질환자가 연루된 사건에는 경찰의 무력 대응이 달라져야 한다는 규정은 그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경찰의 총기 사용 규정은 모호하다. 총기 사용 기본 원칙은 ‘객관적으로 타당한(Objectively reasonable)’ 상황으로 제한된다. 예를 들면 경관 자신이 사망 혹은 심각한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일촉즉발(imminent)’ 상황이거나 용의자가 즉시 체포되지 않으면 사람이 죽거나 다칠 수 있는 절박한 위험 상황이다. 상대의 정신질환 여부는 이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는데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LAPD의 ‘정신건강 개입 훈련(Mental Health Intervention Training)’ 지침서에도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등 대응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경찰은 모든 현장 상황에 동일하게 가주법 835(a)PC를 적용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정신질환자를 보호하는, 혹은 구별해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경찰 시스템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경찰 총격 사건이 줄지 않는 이유다.   앞으로 단기간에 경찰 제도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경찰 조직의 안정성을 고려한 철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고 법률과 구조적 장치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경관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미국 경찰 체재의 근간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할 수 있다.     이로 인해 LA시에서는 ‘비무장 대응팀(unarmed response)’에 대한 지지 목소리가 높다. 실현 가능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LA시는 4년 동안 추진했던 비무장 대응팀 프로그램 ‘UMCR(Unarmed Model of Crisis Response)’을 공식적으로 선보였다. 현재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이며 LAPD 산하 사우스이스트, 윌셔, 데본셔 경찰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UMCR은 정신 건강 전문가 등으로 팀이 구성되며 자격을 갖춘 임상의의 감독을 받는다. 이들은 긴장 완화, 갈등 해결, 약물 남용, 문화적 역량 및 기타 필요한 분야에 대해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LA시는 지난 4월 정신 건강 위기 관련 서비스 요청 가운데 300건 이상이 법 집행 기관 소속이 아닌 인력으로 처리됐다고 발표했다.     이 파일럿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게 되면 경관들은 범죄 대응에 집중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자 대상의 총기 사용도 감소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우선 양용 씨에게 총격을 가한 경찰에 책임을 묻고 제도적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여야 한다.  이와 함께 단기간에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대안 마련 요구도 필요하다.       ‘비무장 대응팀’을 활성화하라는 것도 그중 하나다.  장수아 / 사회부기자의 눈 경찰 양용 경찰 총격 경찰 제도 경찰 시스템

2024-05-28

양용 사건 규탄 집회 열린다…2일 오후 2시 윌셔 잔디광장

한인들을 비롯한 아시아계가 한자리에 모여 정의를 외친다.   LA경찰국(LAPD) 소속 경관에 의해 총격 살해된 양용(40)씨를 두고 법집행기관의 잔혹 행위를 규탄하고, 정신질환자 대응 방식의 개선을 요구하는 범 커뮤니티 차원의 집회다.   ‘양용을 위한 사람들의 정의 위원회(이하 JYYPC)’는 오는 6월 2일 오후 2시 LA 한인타운 내 윌셔 잔디광장(3700 Wilshire Blvd)에서 LAPD에 대한 규탄 집회를 진행한다.   JYYPC는 한인 1세와 2세, 아시아계 단체 등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단체다. 이번 집회에는 개인, 단체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JYYPC의 최응환 변호사는 “양용씨 사건은 정신질환자를 다루는 경찰의 대응 방식의 구조적 실패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며 “양용씨의 유일한 죄목은 정신질환이었고, 시스템이 그를 죽인 것”이라고 말했다. 양용씨에 대한 추모식을 개최했던 아시안정신건강프로젝트(AMHP) 관계자들도 이번 집회에 함께 한다.   JYYPC측은 LA한인회를 비롯한 한미연합회, 남가주한인변호사협회, LA한인상공회의소, 한인가정상담소,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등 한인 단체에도 집회 참가 공문을 전달했다. JYYPC측은  UCLA, USC, UC어바인 한인 학생회에도 동참을 당부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또, 블랙라이브스매터(BLM) LA지부에도 이번 집회의 취지를 알리고 함께 나설 것을 당부하고 있다.    스키드로에서 ‘피플스마켓(People’s Market)'을 운영했던 대니 박(40)씨도 이번 집회에 참여한다. 박씨는 “경찰이 야기한 비극은 한두 번이 아니며 그때마다 지역사회는 슬픔과 분노로 가득 찬다”며 “양용씨 사건은 비단 LA만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가 모두 함께 공감하고 공유해야 할 이슈로, 이제 정책 변화를 위해 다 같이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JYYPC는 현재 지역 정치인들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경찰의 과도한 무력 사용 정책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고 있다.   유가족인 양민 박사는 “일련의 과정들을 돌아보면 그들은 아들을 병원으로 데리고 가겠다는 자세라기보다, 언제든지 사살 가능한 대상, 환경으로 그 일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미국서 40년을 살았는데 이 나라의 시스템에 대한 존경이 무너지는 사건이었고, 아들은 환자로서의 삶의 권리가 처참하게 짓밟힌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 참여 문의: justiceforyongyang@gmail.com   ▶인스타그램: #justiceforyong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양용 LAPD 경찰 총격 규탄 집회 공권력 BLM LA 로스앤젤레스 미주중앙일보 장열 JYYPC 양민 경찰 무력 사용

2024-05-28

위협 상황 없는데 갑자기 "물리력 사용해야"

정신질환을 앓던 양용(40)씨에게 총격을 가한 LA경찰국(LAPD)의 대응 방식은 물리력 사용에 따른 각종 문제를 드러낸다.   이는 LAPD의 경관 연루 총격 건(officer involved shooting)이 타 대도시 경찰국과 비교할 때 왜 가장 많은가를 다시 한번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본지 5월14일자 A-3면〉   16일 LAPD가 공개한 바디캠 영상을 보면 물리력 사용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각 상황에 따른 정확한 규정이나 지침은 불분명하다.   먼저 올림픽 경찰서 수퍼바이저 서전트 루발카바가 현장 도착 후 아버지 양민 박사와 나누는 대화 내용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루발카바 서전트는 양 박사에게 진입 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알려주면서 “물리력(use of force)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물리력이 다양한 경우를 포함한다는 점이다. 비살상 무기 사용이나 신체적 제압 등 여러 시나리오까지 내포한 용어다.   루발카바 서전트는 물리력에 대한 정확한 설명 없이 “아마도 (아들이) 다칠 수 있다(He might get hurt)”고만 했다.   정신질환에 따른 병원 이송만을 염두에 뒀던 가족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살상 무기 사용은 생각지도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루발카바 서전트는 아들을 집에서 나오게 하는 걸 강제할 수 없다며 주거침입으로 체포하는 방법을 가족에게 선택 사항으로 제시했다.   이에 양 박사는 당황하며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렇다면 ‘범죄건(criminal thing)’으로 다뤄지는 것인가”라고 되묻는다.   루발카바 서전트는 짧게 “그렇다”고 답했다.   법집행기관의 생리를 모르는 일반인이 범죄건으로 가족을 체포할 수 있다는 경찰의 제안을 수용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경관들의 진입 결정 과정에도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루발카바 서전트는 가족과 대화 후 양씨와 대화를 시도하기 전 주변 경관들에게 누가 먼저 앞에 설 것인지 묻는다. 심지어 ‘비살상 무기(less lethal)’를 어떤 경관이 사용할지 묻자 나머지 경관들이 동시에 쭈뼛거리며 손을 드는 장면도 나온다. 이는 위험 상황 대응시 역할 분담이 임의로 정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리력 사용 결정 배경이나 기준도 불분명하다. 이미 현장 출동 경관들의 첫 대화 실패 이후 두 번째 대화에서도 양용씨와 소통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경관들은 두번의 대화 시도와 가족의 증언을 통해 양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단, 이때까지 아무런 위협 상황이 발생한 건 없었다.     이때 루발카바 서전트는 갑자기 “물리력을 사용해야겠다(we’re going to have a use of force)”고 말했다. 단지, “밖으로 나오라”는 경관들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소통이 안 된다는점 외에는 아무런 위협이 없었다. 이는 물리력 사용 결정이 무엇에 근거한 것인지 의문인 부분이다.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강압적 분위기의 진입 절차도 문제다.   총격이 이루어지기 직전인 세 번째 진입에서 맨 앞에선 경관은 동료들에게 갑자기 “(이름을) 불러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call out or no call out)”고 묻는다.   이때 이미 경관은 열쇠로 문을 열기 위해 시도 중이었다.   이미 수차례 이어졌던 경찰의 압박으로 극도의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을 양씨 입장에서는 실제 대문 손잡이에서 계속 덜그럭 소리가 나면서 문이 강제로 열리는 상황은 더 위험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다른 동료 경관이 “그를 불러라(call him out)”라고 하자 그제야 “우리는 경찰이다. 미스터 용, 밖으로 나와라”라고 소리쳤다. 그러면서 문을 강제로 열었고 겁에 질린 양씨의 모습이 그대로 바디캠 영상에 담겼다.   대응 방법도 발포가 과연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도 의문이다. 바디캠 영상을 보면 임의로 정했던 비살상무기 '빈백(bean bag)' 장착 경관은 뒤쪽에 서 있었다. 이 장면은 LAPD의 어설픈 대응 정책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맨 앞에 섰던 경관은 문을 열고 진입할 때 총기를 들지 않은 상태였다. 칼을 든 양씨를 인지하고 나서야 급히 권총을 꺼냈다는 점을 볼 때 진입 전 여러 시나리오를 예측하거나 세워두지 않았고, 별다른 대비책도 없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뒤쪽에 서 있던 비살상무기인 ‘빈백(bean bag)’ 총을 들고 있던 경관의 행동에서도 알 수 있다. 맨 앞에 섰던 경관이 뒤로 물러서며 총을 꺼내고 “내려놓으라(drop it)”며 소리치는데, 빈백을 사용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경관들이 과연 양씨를 안전하게 데리고 나올 방안이나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경찰들은 발포 후 소파에 쓰러진 양씨에게 수갑부터 채웠다. 이 과정에서 양씨의 몸은 이미 축 늘어져 있었고 눈은 풀려있었다. 누가 봐도 경찰에 대항할 수 있는 의식 상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경찰들은 양씨에게 계속해서 움직이지 말고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말 것을 외치면서 총상을 살피기 위해 상의를 벗겼다.   양씨는 범죄자가 아니었다. LAPD의 어설픈 대응이 낳은 비극이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물리력 사용 경관 연루 OIS 양용 LAPD 총기 사용 경찰 총격 경관 총격 올림픽 경찰서 장열 미주중앙일보 LA 로스앤젤레스

2024-05-19

양용씨 유사 사건, 총 쏜 경관 6년형

경찰의 총기 사용 규정에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경관이 쏜 총에 맞아 피살된 양용(40)씨 사건과 관련, LA경찰국(LAPD)의 바디캠 영상 공개는 법집행기관의 과도한 무력 사용과 현장 대응 정책의 맹점을 드러내고 있다.〈관계기사 3면〉  관련기사 위협 상황 없는데 갑자기 "물리력 사용해야" 우선 경찰의 무력 사용 사례가 모두 법에 따라 정당화되는 건 아니다. 일례로 지난 2022년 3월 북가주에서는 콘트라코스타카운티 셰리프국 앤드류 홀 요원이 정신질환자(라우드머 아르볼리다)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6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이때 배심원단은 홀 요원에게 제기된 ‘총기를 이용한 폭행 혐의’를 두고 유죄로 판단했다.     당시 콘트라코스타카운티 수피리어법원 테리 모클러 판사는 최종 판결을 내리면서 홀 요원에게 “극도로 잘못된 선택(extremely poor choices)을 했다”며 “피해자가 법을 위반했을지는 몰라도 그렇다고 (경관에게는) 그를 죽여도 된다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 사건 역시 ▶피해자가 정신질환자였고 ▶경찰 측이 피해자로부터 먼저 위협당했다는 것을 주장하며 바디캠을 공개한 점 ▶가해 경관이 두 번이나 ‘경찰 연루 총격(officer involved shooting)’ 전력이 있다는 부분에서 양용씨 사건과 흡사한 데가 많다.     당시 사건은 2018년 경찰과 정신질환을 앓던 피해자 간 차량 추격전 가운데 발생했었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경찰들은 약 9분간 피해자의 차량을 쫓았는데 당시 속도는 6마일가량으로 저속이었다.     이때 홀 요원은 피해자의 차량을 멈추게 하기 위해 셰리프 차량으로 도로를 막아섰다. 이후 멈추지 않자 운전석을 향해 9발을 발포해 피해자를 살해했다.     당시 홀 요원 측 변호인단은 바디캠을 공개하면서 “용의자의 차량이 홀 요원과 동료 셰리프들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위협 받는 상황이었다”며 “경관으로서 자신의 안전에 대해 우려했으며 순간적인 결정을 내렸어야 했던 점을 이해해달라”고 주장했지만 배심원단을 설득하지는 못했다.   이 사건은 당초 콘트라코스타카운티 셰리프국이 9개월간에 거친 자체 조사를 통해 홀 요원의 총기 대응 행위를 무혐의 처리했지만, 검찰이 2년여간에 걸친 조사 끝에 기소를 결정하면서 지역사회에서 다시 공론화됐다.     게다가 홀 요원은 이 사건 후에도 정신질환을 앓던 한 노숙자(타이렐 윌슨·당시 33세)를 칼을 들었다는 이유로 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 당시 이 사건은 콘트라카운티에서 경찰 총격과 관련해 경관이 기소된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이후 콘트라코스타카운티 정부는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 이후 유가족 측에 490만 달러의 합의금 지급에 동의했지만, 해당 경관은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다.   형사법 전문 데이비드 백 변호사는 16년 전 한인커뮤니티변호사협회 변호사들과 함께 경찰에 무차별 총격을 받고 숨진 마이클 조 사건을 두고 진상 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백 변호사는 “그때도 (경찰의 대응이) 잘못됐다고 시위까지 진행됐는데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며 “경찰의 총격 사건은 지금도 계속 일어나는 문제로 특히 정신질환자에 대한 경찰의 대응 교육이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도 정신질환자에 대한 경찰의 총기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청원 운동이 시작됐다.   숨진 양용씨 유가족의 지인이 제기한 이 청원서에는 “치료 옹호센터(TAC) 자료를 보면 정신질환자가 법집행기관에 의해 사망할 확률이 일반인보다 16배 더 높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법집행기관의 총기 사용을 제한해야 하며 총기를 사용하는 경관에게는 보다 명확한 조사와 책임 여부를 따지기 위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관련기사 양용씨 사망에 한인 정치인들 침묵 양용씨 피살 영상 등 본지, 정보공개 청구 양용씨에 발포한 경관은 총격 전력자 “양용씨 사건 자국민 피해로 철저한 수사 요구” [속보]양용씨 총격 경관 신원 공개 경찰, 숨진 한인<양용씨>에 여러차례 쐈다…LA검시소 ‘다수 총상’ 발표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경찰 총기 총기 사용 경찰 총격 LAPD 양용 총기 폭력 장열 미주중앙일보 LA 로스앤젤레스 법원 판결 바디캠 경관

2024-05-19

양용씨에 발포한 경관은 총격 전력자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한인 남성 양용씨를 총격 살해〈본지 5월 3일자 A-1면〉한 경관의 신원이 밝혀진 가운데, 해당 경관은 불과 3년 전에도 정신질환자에 총격을 가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LA경찰국(LAPD)이 지난 9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양용씨를 총격 사살한 경관은 올림픽 경찰서 소속 안드레스 로페즈(Andres Lopez·시리얼 넘버 43137·사진) 경관이다. 이날 당국은 도미니크 최 국장이 지난 2일 경찰 총격으로 숨진 양용씨 사건에 연루된 경관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채용된 로페즈 경관은 올해 7년 차로, 현재 2급 경관(Police Officer II)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페즈 경관은 3년 전인 지난 2021년 3월 23일에도 정신질환이 있던 용의자에게 총을 발포해 검찰 수사를 받은 적이 있다.     LAPD가 당시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올림픽 경찰서 정문 밖에서 시민을 돕고 있던 한 경관은 한 흑인 남성이 총으로 보이는 물건을 갖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지원을 요청했다.     순찰차를 타고 경찰서에 도착한 로페즈 경관은 용의자에게 총을 내려놓을 것을 명령했다.     그때 용의자는 손가락으로 본인의 머리를 가리키며 “그들은 내 머리에 있다. 그들이 내 머리를 다치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당시 다른 경관은 “그것(총)이 네 손에 있으면 우리가 도와줄 수 없다”고 말했지만, 용의자는 “나를 쏴라”고 말했다.     곧이어 이 용의자는 경관들을 향해 총구를 겨눴고 그 순간 로페즈 경관은 총을 발포했다.     용의자는 하반신에 총상을 입고 지역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으며 목숨은 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나키에아 브라운(35)으로 신원이 밝혀진 이 용의자가 갖고 있던 총은 ‘모조 총기’로 밝혀졌다. 특히 용의자는 사건 이전에도 정신질환 문제로 LAPD의 정신평가부서(Mental Evaluation Unit) 및 다른 외부 기관과 수차례 접촉한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사건을 수사한 LA카운티 검찰은 지난해 10월 보고서를 통해 로페즈가 자신 및 타인을 방어하기 위한 정당방위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의 발표와 별개로 로페즈 경관은 그 뒤로 강등 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총격 사건 당시 서전트 바로 아래 계급인 3급 경관(Police Officer III)이었지만 지난 9일 발표된 바에 따르면 현재는 2급 경관으로 근무 중이다.     당시 총격 사건이 LAPD 내부적인 행정 조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LAPD에서 강등 조치는 위법 행위, 실적 부진, 부서 정책 혹은 절차 위반, 승진 요건 미충족 등 다양한 요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는 이에 대해 11일 올림픽 경찰서 에런 폰세 경찰서장에게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전력자 경관 로페즈 경관 경찰 총격 총격 살해

2024-05-12

"더 이상 아들 같은 희생자 없길 바랐는데…"

  자식을 가슴에 묻고 산 지 16년 째다. 조성만씨와 어머니 조홍란씨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을 경찰 총격에 잃었다.    조씨 부부의 둘째 아들 마이클 조(당시 25세)는 지난 2007년 12월31일 라하브라 지역 리커스토어 앞에서 경찰로부터 무차별 총격을 받고 숨졌다.〈본지 2008년 1월2일자 A-1면〉   억울한 죽음이었다. 당시 이 사건은 한인 사회의 공분을 샀다.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과 함께 유가족의 소송은 물론 곳곳에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대대적인 촛불 시위로까지 이어졌다.   마이클 조 사건은 지난 2일 LA한인타운에서 경찰 총격에 피살된 양용(40)씨 사건과 닮은 데가 많다. 〈본지 5월3일자 A-1면〉   피해자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점, 경찰의 총기 폭력 논란, 여러 명의 경관이 가담한 집중 사격, 사건 발생 후 경찰의 불투명한 발표 등이 공통분모다.   조씨 부부는 어느덧 70대가 됐다. 이들은 지난 9일 아들이 잠들어있는 글렌도라 지역 오크 데일 묘지를 찾아갔다. 노부부는 그곳에서 가슴에 묻어뒀던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아버지 조씨는 경찰의 민간인 총격 사건을 두고 “최악(worst)”이라고 했다.   어떤 부분이 최악인가.   “물론 경찰도 그사이 (총기 관련) 정책 변화 같은 게 있었겠지만, 사건이 또 발생하지 않았나. 나아진 건 없다고 본다.”   경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들 입장에서는 정당했다고 생각하겠지…. 다만, 우리 아들 사건만 봐도 경찰이 총을 뽑기 전에 한 번만 더 생각하면 어땠을까 지금도 아쉽고 또 아쉽다. 아들은 분명 과잉진압으로 죽었다.”   사건 당일 경찰은 ‘무기를 든 사람이 서성거린다’는 신고를 받고 라하브라 지역 리커 가게 앞으로 출동해 마이클 조씨와 마주했다. 당시 조씨가 들고 있던 것은 ‘무기’가 아닌 ‘쇠 지렛대(crowbar)’였다. 경관들은 조씨에게 쇠 지렛대를 내려놓으라고 요구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자 정신질환을 앓던 조씨에게 10여 차례 총격을 가했다. 출동 후 마이클과 마주한 지 불과 ‘41초’ 만에 벌어진 비극이었다.   총 쏜 경관들을 만나본 적 있나.   “없다. 법정에 나타나지도 않았고, 대면한 적도 없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그들을 다 용서했다. 다만, 그들이 살인자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사람을 죽인 행위에 대한 벌은 반드시 받을 것이라고 믿는다. 사격 교육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이해하는 인성 교육을 좀 더 해야 하지 않나.”   당시 소송을 제기했는데.   “후회는 안 한다. 우린 그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졌다고 생각한다. 세상이라는 게 잘못이 증명되기 전까지는 절대 ‘잘못했다’라는 말을 안 하지 않나. 당시 배심원단의 의견이 반반으로 나뉘었다. 배심원끼리 계속 팽팽하게 맞서니까 나중엔 판사가 합의하라 그러더라. 백인 중심 동네에서 사실상 우리가 이긴 거나 마찬가지라는 의미였다. 그래서 그나마 위안이 됐다. 나는 그 소송이 저쪽(경찰)의 잘못을 밝힌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당시 조씨 부부는 라하브라 시정부와 경찰국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었다. 소송은 약 3년간 공방 끝에 시정부가 유가족에게 25만 달러를 지급한다는 합의로 마무리됐다. 변호사 비용 등을 모두 제외하고 유가족이 받은 건 10만 달러였다.   소송을 결심했던 이유는.   (조홍란 씨) “처음에 우리 부부는 그냥 잊으려고 했다. 그때 큰아들이 그러더라. 소송해야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는 걸 막을 수 있다고…그 말이 계기가 됐다.”   소송 과정은 어땠나.   (조홍란 씨) “당시 경찰들이 아들에게 모두 13발을 쐈다. 기가 막혔던 건 그렇게 총을 쏘고 아이가 이미 죽었는데도 거기에 수갑을 채워 (시신을) 옮겼다는 점이었다. 그게 말이 되는가. 재판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이었다.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당시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13발 중 2발은 벽에, 나머지 11발이 조씨를 타격했다.   경찰의 총기 사용 규정을 어떻게 보나.   (조홍란 씨) “물론 저마다 이유가 있겠지만 먼저 그 상황과 대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길렀으면 한다. 생명이 오가는 문제 아닌가. 경관들이 총 쏘는 방법만 배우는 게 아니라 상황에 맞게 다양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그걸 배웠으면 한다.”   사건 이후 어떻게 지냈나.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 않나. 정말 기도를 많이 했다. 성경을 읽으면서 그 상황을 버텨냈다. 차를 타고 다니면서 계속 찬양을 들었는데 그러면서 피리를 불게 됐다. 덕분에 그때 익힌 피리로 매주 노숙자 사역이나 멕시코 선교를 할 때 찬양을 연주하곤 한다.”   언제 아들이 생각나나.   “아직도 종종 아들의 꿈을 꾼다. 집사람도 마찬가지다. 화창한 날 보다는 우중충한 날에 아들 생각이 많이 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지난해 뮤리에타로 이사를 했다. 아들과 함께 살던 라하브라 집을 떠났다. 26년간 살았던 곳이었다. 마이클이 그림을 그렸었다. 아들의 작품도 다 그 집에 두고 나왔다.”   마이클 조는 UCLA에서 미술을 전공했었다. 그가 사망한 뒤 2008년에는 UCLA 타미 퀸 교수가 마이클의 유작들로 전시회를 열어주기도 했다. 어머니 조씨는 인터뷰 내내 20대였던 마이클을 평소에도 ‘아가’로 불렀다고 했다. 어린 시절 자전거를 타던 귀여운 마이클이 꿈에 그대로 나왔던 이야기도 해줬다. 꿈에서 ‘아가’ ‘아가’를 몇 번이나 불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최근 LA에서 유사한 사건이 일어났는데.   “유가족에게 먼저 조의를 표한다. 우리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자식을 보낸 부모의 아픔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나도 아들이 떠난 이듬해 스트레스로 청력을 잃었다. 힘내시고 마음에 평안을 찾으실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   글 ㆍ사진=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경찰 총격 마이클 조 조성만 경찰 총격 미주중앙일보 LA 로스앤젤레스 장열 과잉 진압

2024-05-09

[사설] ‘경찰 총격’ 의혹 없이 조사해야

정신질환을 앓던 40세 한인 남성이 LA한인타운 집에서 경찰 총격에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더구나 피해자의 병원 이송을 위해 정신건강국 관계자들까지 와 있던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유가족의 충격은 크다. 당시 협조 요청을 받고 현장에 출동했던 경관도 7명이나 된다. 다수의 경관과 정신건강국 관계자가 있는 상황에서 굳이 총격으로 제압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비난이 거세다.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검시국에 따르면 피해자의 사망 원인은 ‘다수의 총상’이다. 경찰 측은 “피해자가 칼을 들고 저항하는 긴박한 상황”이었다고 밝혔지만 유가족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시 현장에서 피해자가 칼을 든 모습을 보지 못했고, 경찰이 해당 칼을 증거물로 수거했다지만 집에서 없어진 칼은 없다는 것이다. 경찰은 또 “피해자와 여러 차례 대화를 시도하며 집에서 나올 것을 권유했지만 거부했다”고 주장하지만 유족 측은 “경찰이 집에 들어간 지 수 분 만에 총성과 아들의 비명이 들렸다”고 밝혔다.       경찰의 총기 사용 규정은 엄격하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거나 다른 경관 또는 주민이 심각한 부상 위기에 놓였을 경우’로 한정된다. 그런데 현재까지 밝혀진 이번 사건의 정황을 보면 과연 경관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큼 긴박한 상황이었는지 의문이다.     경찰의 과도한 총기 사용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사안이다. LA경찰국(LAPD)는 이번 사건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는 한점의 의혹도 생기지 않도록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제 식구 감싸기식의 조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모든 조사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 해당 경관들의 규정 위반 사실이 드러날 경우 재발 방지를 위해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     경찰의 첫 번째 임무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사설 경찰 총격 경찰 총격 경찰 측은 조사 내용

2024-05-08

5쪽짜리 경찰 총격 규정, 맹점 투성이

경찰 총격으로 숨진 양용(40)씨 사건〈본지 5월 3일 자 A-1면〉을 계기로 LA경찰국(LAPD)의 모호한 총기 사용 규정과 정신질환자 대응 방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LAPD 홈페이지에 게재된 무기 사용 규정(Use of Force Policy)은 2019년 개빈 뉴섬 주지사가 서명한 법안(SB230)에 기반해 2021년부터 적용된 최신 개정판이다.   바뀐 규정은 ‘현장 위험 감소 노력(utilizing de-escalation techniques)’을 최우선으로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수많은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법이니 방대한 분량으로 예상되지만 분량은 A4용지 5장에 불과하다. 내용도 무기의 합법적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부분은 모호하기만 하다. 이 규정이 경찰의 보호막으로만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총기 사용의 기본 원칙은 ‘객관적으로 타당한(Objectively reasonable)’ 상황으로 제한된다.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먼저 경관 자신이 사망 혹은 심각한 부상을 당할 수 있는 ‘일촉즉발(imminent)’의 위협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경우다.   또 용의자가 즉시 체포되지 않는다면 타인이 죽거나 다칠 수 있는 절박한 위험을 유발하는 사건 방지가 두번째다. 마지막으로 범죄자가 도주시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판단될 때다. 단, 무고한 행인이나 인질이 죽거나 다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면 총기 사용은 금지된다.   LAPD의 전체 총기 사용 규정중 자세하게 명시된 유일한 상황은 ‘차량을 조준한 사격과 차량내에서의 사격(Shooting at or From Moving Vehicles)’이다. 규정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경찰은 주행중인 차량에는 총을 쏠 수 없다. 단 해당 차량 운전자가 차량을 이용해 타인을 공격할 시 총기 사용이 허가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돌진해오는 차량을 일단 피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가장 큰 맹점은 총기 사용을 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판단 근거다. 대원칙인 ‘객관적으로 타당한 상황’부터가 문제다. 경찰 발포 사건 조사에서 객관적이라는 말은 ‘인명 우선’이 아니라 경찰 입장에서 해석된다.   단적인 예는 경고사격 규정에서 찾을 수 있다. LAPD는 ‘조준을 피해야 하는 예외적인 경우’에 경고 사격을 실시한다. 즉 경고 사격이 원칙이 아니라는 뜻이다. 맞은 사람만 억울하다는 얘기다.   규정에는 구체적인 정황별 지침도 없다. 예를 들어 발포시 용의자와의 제한 거리나 우선 조준 부위 등 인명 보호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조치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무력 사용이 필요한 상황의 결정 주체다. 개정판은 그 결정은 오직 현장 경관의 ‘합리적인 믿음(reasonably believes)’에 달려있다고 규정하고 있다.LAPD 총기 규정의 맹점은 또 있다. 비범죄적 상황에서 총기 규정은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도 맹점이다.    경찰은 모든 현장 상황에 동일하게 가주법 '835 (a) PC'를 적용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정신질환자 등 상대의 취약성을 고려한 경찰의 차등적인 무력 대응에 관한 규정은 없다.    정신질환자 병원 이송에 대한 절차가 있지만, 경찰의 무력 사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LAPD 정신건강평가팀(MEU)은 주법에 근거해 ▶예비 정신 건강 조사를 수행해 정신질환자의 위험 및 심각한 장애 여부 확인 ▶가족의 진술 및 과거 전력 정보 확보 ▶총기 또는 기타 치명적인 무기가 있는지 확인 후 무기 압류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나 위험인물임을 인지하고도 현장에서 총을 발포했을 때 책임을 묻는 방침은 없다. 즉,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전 조사를 했는지 여부에 대한 책임은 물을 수 있지만 사전 조사를 통해 예고된 위험에 적절하게 준비했느냐를 물어볼 방침은 마련되어있지 않는다는 뜻이다.    양씨의 사건도 마찬가지다.    경찰은 부모와 정신건강국 클리니션 인터뷰를 통해 상황을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들어간 지 2분 30초 만에 총을 발포했다. 무자비하고 성급한 대응으로 보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경찰은 "용의자가 칼을 들고 다가왔다"며 위협에 대한 대응이었음을 설명할 뿐이다. 경찰의 총격의 원인제공 책임을 양용씨에게 넘기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기관 소송 전문 데니스 장 변호사는 "상식적으로 우리는 치명적이지 않은 부위를 쏘거나, 비살상무기를 썼으면 되지 않았겠느냐고 생각하지만, 경찰 안전보다 우선되는 규정은 마련되어있지 않다"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투성이 경찰 경고사격 규정 경찰 총격 경찰 발포

2024-05-07

경찰, 숨진 한인<양용씨>에 여러차례 쐈다…LA검시소 ‘다수 총상’ 발표

경찰 총격으로 숨진 한인 남성 양용(40)씨〈본지 5월3일자 A-1면〉가 당시 경찰로부터 여러 차례 총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유가족의 진술과 경찰의 성명이 엇갈리는 가운데, 유가족은 경찰의 현장 대응 절차와 방법에 강한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LA카운티검시소 측은 지난 2일 경찰 총격으로 숨진 양씨의 사망 원인을 ‘다수의 총상(multiple gunshot wounds)’이라고 밝히면서 사망 방식에 ‘살인(homicide)’이라고 기재했다. 〈관계기사 3면〉   관련기사 한인 매년 2명꼴로 경관 총격에 사망 현재 해당 사건은 LA카운티 검찰로 이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검찰 측은 본지에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으며 프로토콜에 따라 현장 경관이 합법적으로 행동했는지 결정하기 위해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LA경찰국(LAPD)은 지난 4일 성명서를 통해 “사건 직전 양씨 집 밖에서 경관들과 만난 LA카운티정신건강국(DMH) 직원 2명은 ‘양씨의 불규칙하고 위협적인 행동 때문에 현장에 나왔다’고 말했다”면서 “양씨가 DMH직원 중 한명을 폭행하려고 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DMH측은 양씨가 다른 사람들에게 위험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LAPD 측은 경관들이 집에 올라갔을 때 “양씨는 몇 피트 떨어져 거실에서 큰 주방칼로 무장한 채 서 있었다”며 “잠시 후 양씨는 경관쪽으로 걸어왔고 경관 총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양씨의 아버지 양민씨는 “DMH 직원은 내 등 뒤에 서서 집안으로 들어오지도 못했는데 내 아들이 DMH 직원들을 폭행하려고 전했다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반박했다.   또한 양민씨는 설사 위험한 상황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경찰은 DMH의 정신질환자 병원 이송을 돕기 위해 출동했으며, 환자 상태에 대한 본인 및 DMH 직원들과 사전 대화를 나눴음에도 총을 겨눈 것은 적절한 대응이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민씨는 “경찰이 계단으로 올라가서 총소리가 나기까지 불과 2분 30분초가 걸렸다. 준비된 대응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런 식이면 누가 아픈 자녀를 병원에 이송을 위해 경찰에 도움을 청하겠나”라고 분노했다.   이와 관련, 정부기관 소송 전문 한 변호사는 “경찰 연루 총격 사건(OIS·Officer involved shooting)에서는 경찰이 총을 발포할 만큼 느낀 ‘즉각적 위험’에 대한 당위성을 입증하는 것이 쟁점”이라며 “테이저건처럼 비상살무기를 사용할 시간도 없을 만큼 위협적인 공격이었나를 확인해야 한다. 바디캠 공개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LA한인회는 이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다른 한인단체들과 협력해 LA시 관계자들에게 철저한 수사와 함께 현장 바디캠 공개하고 한인사회에 브리핑을 촉구하는 서한을 6일 발송했다.   LA한인회는 “그 어떤 정황도 피해자를 숨지게 할 상황에 이를 만큼 (있었던 일에 대해) 상세히 나온 내용은 없는 상황”이라며  “캐런 배스 LA시장을 비롯해 LAPD 도미니크 최 임시국장, 홀리 J. 미첼 LA카운티 수퍼바이저(2지구), 휴고 소토 마르티네즈LA시의원(13지구)에게 한인사회의 심각한 우려와 함께 신속한 처리를 요구하는 편지를 발송했다”고 전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검시국 총격 경찰 총격 경관 총격 차례 총격

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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